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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 🇨🇦

그래서 네 의견은 뭐야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답답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업무가 이러 저러한 문제로 지연될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은가'라는 아젠다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고 하자. 


  1. (아직도 문제만 반복하는 경우)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지연되고 있다. 
  2. (상사의 결정만 바라보는 경우)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지연되고 있다. 2월 예정이 불가능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3. (대안을 제시하는데 자신이 없어 여러 안을 가지고 오는 경우)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지연되고 있다. 2월 예정이 불가능할 것 같고 3월에 오픈할 수도 있고, 4월에 오픈할 수도 있고, 5월에 오픈할 수도 있고... 
  4. (대안과 근거를 가지고 오는 경우)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지연되고 있다. 2월 예정이 불가능할 것 같고 3,4,5,6월에 오픈하는 옵션을 고려했지만 내 판단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4월 오픈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니 생각은 어떠냐? 

1,2번인 경우 '이걸 해결하려고 지금 회의하는거 아니냐. 왜 모두 알고 있는 문제를 반복해허 얘기하냐.'라는 피드백이 나온다. 너무 당연하게 안해야 할 것 같지만 1,2번과 같은 의견을 듣는 경우가 꽤나 많다. 결국 '그래서 네 의견은 뭔데?' 라는 말을 하게 된다. 3,4번은 사안에 따라 골라서 쓸 수 있는 방법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4번과 같은 커뮤니케이션이 효율적이다. 설사 내가 제시했던 4월 오픈이 답이 아니더라도, 이 의견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면서 다른 안에 대한 검토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의견이 있는 안은 4번이다. 

 

 

캐나다에 오니 선생님들이 한결같이 얘기하는게 있다. '나는 네 의견을 알고 싶어.' 강의 계획서에, 또 어싸인먼트 요건에 명확하게 나와있다. 수업을 듣고 리포트를 써라...는 어싸인먼트가 있다면 거기에는 분명히 이런 말이 있다. '강의 내용을 서머리하지 말아라. 우리는 모두 강의를 똑같이 들어서 무슨 내용이 있는지는 다 알고 있다. 내가 알고 싶은건 그 강의에 대한 네 의견이다.' 쉬워 보이는 말인데 나에게는 너무 어렵다. 대학교때 리포트를 쓰면(그마나 고등학교때까지는 리포트 같은건 써보지도 않았던 것 같다...) 강의 내용 요약 90% 맨 마지막에 10%는 좋았다 의미 있었다 궁금했다... 와 같은 감상으로 채웠던 과거의 내가 좀 부끄러웠다. 

 

지금 아이가 수업듣는 과목 중 네 의견이 뭔지 궁금해 하는 과목은 

  • 수학: 내 의견이 거의 안궁금함 
  • 영어: 내 의견이 궁금함, 에세이로 풀어내야 함 
  • 과학: 내 의견이 반 정도 궁금함, 특히 실험 리포트에서 중요함 
  • 소셜: 내 의견이 반 정도 궁금함, 역사적인 사건에서 이런 경우에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이런 문제가 많이 나옴  
  • 커리어: 내 의견이 거의 다임, 우리는 이런걸 알려줬는데 너는 어떻게 소화하고 있니 
  • 비즈니스: 내 의견이 궁금함, 뭘 가르쳐주면 이걸로 너는 뭐할거니 이런게 궁금함 
  • PE: 내 의견을 온 몸으로 표현해야 함 
  • 푸드: 내 의견을 온 몸으로 표현해야 함 

*링글 대표님 글을 읽고 끄적인 글 

https://brunch.co.kr/@seunghoon82/413 

 

취업? 유학? 이직? 일? 하나만 알면 된다.

오피스에 방문하시는 유저 분들과 취업, 유학, 이직, 일 잘하는 것 등등 논의 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누군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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