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답답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업무가 이러 저러한 문제로 지연될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은가'라는 아젠다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고 하자.
- (아직도 문제만 반복하는 경우)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지연되고 있다.
- (상사의 결정만 바라보는 경우)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지연되고 있다. 2월 예정이 불가능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대안을 제시하는데 자신이 없어 여러 안을 가지고 오는 경우)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지연되고 있다. 2월 예정이 불가능할 것 같고 3월에 오픈할 수도 있고, 4월에 오픈할 수도 있고, 5월에 오픈할 수도 있고...
- (대안과 근거를 가지고 오는 경우)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지연되고 있다. 2월 예정이 불가능할 것 같고 3,4,5,6월에 오픈하는 옵션을 고려했지만 내 판단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4월 오픈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니 생각은 어떠냐?
1,2번인 경우 '이걸 해결하려고 지금 회의하는거 아니냐. 왜 모두 알고 있는 문제를 반복해허 얘기하냐.'라는 피드백이 나온다. 너무 당연하게 안해야 할 것 같지만 1,2번과 같은 의견을 듣는 경우가 꽤나 많다. 결국 '그래서 네 의견은 뭔데?' 라는 말을 하게 된다. 3,4번은 사안에 따라 골라서 쓸 수 있는 방법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4번과 같은 커뮤니케이션이 효율적이다. 설사 내가 제시했던 4월 오픈이 답이 아니더라도, 이 의견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면서 다른 안에 대한 검토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의견이 있는 안은 4번이다.
캐나다에 오니 선생님들이 한결같이 얘기하는게 있다. '나는 네 의견을 알고 싶어.' 강의 계획서에, 또 어싸인먼트 요건에 명확하게 나와있다. 수업을 듣고 리포트를 써라...는 어싸인먼트가 있다면 거기에는 분명히 이런 말이 있다. '강의 내용을 서머리하지 말아라. 우리는 모두 강의를 똑같이 들어서 무슨 내용이 있는지는 다 알고 있다. 내가 알고 싶은건 그 강의에 대한 네 의견이다.' 쉬워 보이는 말인데 나에게는 너무 어렵다. 대학교때 리포트를 쓰면(그마나 고등학교때까지는 리포트 같은건 써보지도 않았던 것 같다...) 강의 내용 요약 90% 맨 마지막에 10%는 좋았다 의미 있었다 궁금했다... 와 같은 감상으로 채웠던 과거의 내가 좀 부끄러웠다.
지금 아이가 수업듣는 과목 중 네 의견이 뭔지 궁금해 하는 과목은
- 수학: 내 의견이 거의 안궁금함
- 영어: 내 의견이 궁금함, 에세이로 풀어내야 함
- 과학: 내 의견이 반 정도 궁금함, 특히 실험 리포트에서 중요함
- 소셜: 내 의견이 반 정도 궁금함, 역사적인 사건에서 이런 경우에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이런 문제가 많이 나옴
- 커리어: 내 의견이 거의 다임, 우리는 이런걸 알려줬는데 너는 어떻게 소화하고 있니
- 비즈니스: 내 의견이 궁금함, 뭘 가르쳐주면 이걸로 너는 뭐할거니 이런게 궁금함
- PE: 내 의견을 온 몸으로 표현해야 함
- 푸드: 내 의견을 온 몸으로 표현해야 함
*링글 대표님 글을 읽고 끄적인 글
https://brunch.co.kr/@seunghoon8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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